가산동이 로스팅의 거리가 되어간다, 원두서점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의 본디 이름은 가리봉동이었다. 가리봉동의 일부가 떨어져나가 가산동이 되었으니 그런셈이지. 공장투성이에다가 지역 특성상 개발 및 it기업이 많은 이 단지에 신기하게도 로스팅 바람이 불고 있다. 가산동의 핫플이라 불리우는 인크커피부터 시작해, 그 근방에 로스팅이 기본으로 탑재되어있는 카페만 벌써 3개가 넘어간다. 쉬운일이 아닌데 이게 우연인지 지역의 새로운 바람인지 모르겠다.

 

최근에 새로 생긴 로스팅 카페가 생겨 다녀왔다. 공사할 때 부터 유심히 보았던 곳인데 정말인지, 젊디 젊은 청년분들이 직접 벽부터 바닥, 천장, 심지어 가구까지 손수 작업하시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여기는 뭘 해도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음. 심지어 간판도 없고, 허름한 구석에 위치한 카페라는 점을 보고 백퍼센트 인스타 맛집이 될 것이라 확신함.

 

아니나 다를까..? 진짜 맛집이 되어버렸다;;

않이, 알고보니 엄청난 핫플이 가산동에 입주한 것이었음.

 

 

 

카페 내부 분위기는 요런 느낌이다. 청년 두 분이 작업했다고해서 무척 빈티지하고 정신없고 깔끔하지 않고 그런 느낌이 코딱지만큼이라도 있을줄 알았는데 전혀..

 

엄청 이쁘고, 고풍스럽고, 사진 찍을거리 투성이다.

심지어 오픈하는 날짜에 거의 모든 손님이 젊고 트렌디해보이는 여성분들 위주였고,

평일에가도 늘 젊은 손님이 많았음.

 

 

 

가산동 원두서점 카페의 가격대

메뉴를 보자마자 놀라서 가장 먼저했던 말,

 

"사장님, 제 예상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네요..?"

 

인스타 맛집스러움의 첫번째 근간은 바로 택도없이 높은 가격대인데 상당히 그렇지 못하다. 로스팅 전문 카페일 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 로스팅 기계가 즐비하고, 매일같이 원두를 구워서 가장 신선한 커피를 내오시는데도 그것도 핸드드립으로!

 

가격대가 엄청 저렴하다.

 

 

 

사실 원두서점은 여기가 첫번째 매장이 아니라 서울 다른 곳에서(어딘지 까먹음) 매장을 운영하셨다가 본의 아닌 사정에 의해 가산동까지 오게 되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그랜드 오픈일부터 오늘까지 손님이 은근히 끊이지 않음. 위치 자체는 절대.. 절대... 진짜 저어어얼대... 근방에서 막 손님이 올 것 같은 곳이 아닌 외진곳인데..

 

너무 신기함.

 

 

 

서점이라는 컨셉답게 내부에는 책이 즐비하다. 사실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클로즈업샷으로 대체함.

뿐만 아니라 사장님의 손길이 닿은 엽서 한 장 한 장과 포스터들도 꽤나 심플하고 이목을 집중시킨다.

 

 

 

카페 한 구석엔 로스팅룸이 따로 보이는데 카페 외부에서 통유리로 모두 보인다. 무척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임. 매일 아침 로스팅을 하시는 것 같다. 출퇴근 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로스팅 향기를 맡고 있으니.

 

간판이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간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커피향으로 홍보가 이미 끝났다.

 

 

 

원두에 따라 연결된 책과 스토리, 그리고 향기와 맛.

기가 막힌 컨셉이고, 이쁘고, 손이 갈 수 밖에 없다.

 

 

 

사실 브랜딩이라는 느낌이 강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브랜딩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커피의 퀄리티도 상당했고, 책과 커피라는 프로덕트 자체의 힘도 막강했다. 그래서 허세로 느껴지지 않고 더 가까이서 맛보고싶은 커피의 느낌이다. 뭔가 더 특별하게 만드는 느낌.

 

 

 

로스팅된 원두는 이렇게 책처럼 책장에 꼽아두는데 이게 그렇게 이쁨.. 디자인 누가 하신걸까?

 

 

 

지금은 아이를 키우고 있고 모유수유 중이라 디카페인을 마셔보았는데, 임신 이후로 마셔본 디카페인 커피 중 최강이었다. 남편이 어땠냐고 물어본적이 있어서 그 대답을 여기에도 갈음한다.

 

 

가만히 아기랑 노닥거리다가 가려던 참에 직접 내렸다는 다크초콜렛? 초코라떼 시음도 권해주셨는데 이것도 존맛탱.. 남양 초코에몽만 먹고 자란 나, 인생 헛살은걸까 한탄할 정도의 맛이다.

 

한줄요약 : 가산동 원두서점 만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