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월급 구멍

반려견 분리취침 훈련 노하우 공유! 이틀 만에 성공하다

우슬라 2022. 1.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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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함께 사는 견주님들에게 있어 고민은 정말 다양하겠지만 난이도가 극상으로 높은 건 중에 하나는 바로 '분리취침'이 아닐까 싶다. 더더욱이 원래 같이 자던 반려견과 갑자기 분리취침을 한다는 건 엄청난 고난이도 훈련인 것. 설채현의 독설tv에서도 한 번이라도 침대에서 같이 잠을 잔 반려견과 다시 분리를 하는 것은 정 - 말 어렵다고 언급했을 정도. (언급 출처)

 

하지만, 그 힘든 걸 우리 커플이 해냈다. 분리취침을 시작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나의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 물론 안방에 아기침대를 별도로 구비해두고 안전문을 통해 분리를 해두었지만 뱃 속의 버피가 태어나면 새벽마다 깰 일도 많고, 새벽 헛짖음을 간혹 하는 강건이 때문이라도 분리취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와 아기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반려견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분리취침은 빠르게 시작해야 할 숙명이었음.

 

 

 

침대 위 반려견의 취침 단계 (유머입니당)

우리집 같은 경우 대형견 덕춘이도 있어서 분리취침이 반드시 필요했다.. 퀸사이즈에 대형견 한 마리, 소형견 한 마리, 그리고 185cm와 171cm의 거구 커플이 함께 자는 와중에 신생아의 탄생이라니.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 분리취침을 시작하면 약간의 분리불안 증세가 있는 이강건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훈련기간이 될 것 같아서, 우리는 출산 전 1개월 전 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나는 퍼그 강건이와의 분리취침을 이틀만에 성공했음. 물론 완벽한 성공은 아니다. 왜냐면 가끔 새벽 6시에 깨어나서 문을 긁는 경우도 있었지만, 초기에 10분에 한 번씩 문을 긁는 행동패턴은 완전히 멎었기 때문.

 

아, 그리고 본 글에서 설명하는 분리취침의 유일한 주체는 소형견 퍼그 '이강건'이다. 래브라도 리트리버 덕춘이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내용임. 왜냐하면 덕춘이는 분리불안이 아예 없고 평소에도 지가 불편하면 나가서 켄넬에서 자는 독립심이 강한 친구이기 때문.

 

 

 

1. 어떻게 반려견 분리취침 훈련법을 얻었는가

- 우선 분리취침과 분리불안에 관한 영상을 남자친구와 함께 12개를 넘게 보았다.

- 강형욱, 설채현, 이찬종 훈련사분들은 물론이거니와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모든 훈련법을 종합적으로 숙지했다 (원래 세상에서 제일 무식한 사람이 책 한 권만 읽고 그게 세상의 전부인줄 아는 거라고해서 최대한 다양한 방법론을 익히는데 중점을 둠)

- 그랬더니 세 가지 정도 종합적인 기준이 생겼다.

- 이유없는 터치와 칭찬은 줄일 것
- 반려견은 나를 집으로 알고 있다. 순식간에 같이 잠드는 순간이 없어지면 불안해지기 때문에 대체할 수 있는 '집'의 개념이 필요
   ➡️ 우리는 이를 '켄넬'로 지정했음
- 한 번에 성공 절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꾸준히 인내력 있게 도전할 것

 

 

 

2. 실패했던 사례

* 간식 유도

- 우선 남자친구가 만삭의 몸인 나를 대신해 새벽에 대신 켄넬 훈련을 꾸준히 해줬다. 켄넬에 잘 들어가면 간식을 주고 좋게 좋게 말하면서 이겨내는 방법으로

- 하지만 실패함

- 실패한 이유 : 나는 한 3가지로 보는데 1) 내가 견주라서 2) 분리불안의 원인이 나라서 3) 강건이가 원하는 건 간식이 아니라 '집'으로 생각하는 '나'라서

- 러닝 포인트 : 분리불안의 대상이 나라는 것을 깨닫고 우선 간식이고 나발이고 내가 더 나서야겠다고 깨달음

* 방에서 방으로 이동하기

- 우선 분리취침을 시도하기 전에 강건이의 분리불안을 조금 더 해소하기 위해 켄넬에 넣고, 방에서 방으로 이동하며 강형욱의 5/10/7 훈련 교육을 시작함 (궁금하면 구글링 ㄱㄱ)

- 분리취침에 도움이 된 것은 맞으나 사실 이 훈련법이 전적으로 분리취침에 까지 영향을 끼치진 못했다.

- 실패한 이유 : 방에서 방으로 이동하고 다시 견주가 나타난다는 개념은 확실히 잘 먹힌 것은 맞으나, 분리취침은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운 견주에 대한 불안감이 원인이라 '오랜 기간 눈에 안보임'을 해소할 혹은 대체할 뭔가를 주지 못해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되진 못함.

- 러닝 포인트 : 그렇다면, 순간적인 위로보다 지속적인 위로의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림

 

 

 

3. 그래서 나의 반려견 분리취침 훈련법은?

의외로 정말 간단하다.

바로 켄넬과 견주의 단호함.

켄넬과 단호함이 주요 키워드다.

 

우선 잠잘 시간이 되면 남편과 함께 '잘자 -'라고 말하며 손바닥을 보여주고 켄넬에 들어가라고 한다.

이게 아마 우리 훈련 첫째날을 기록한 cctv 영상인데, 시간대와 함께 훈련의 순간들을 확인하면 좋을듯.

 

 

 

리트리버 덕춘은 곧잘 잠이 들지만, 사진 속 이강건은 눈을 감지 못한다. 역시 불안한 것. 본인의 집이자 신뢰의 대체가 켄넬로 변한다는 게 딱히 좋은 경험은 아니니 바로 성공하긴 힘들었다.

 

 

 

훈련 시작 5분만에 강건이는 우리 방의 분리대를 긁기 시작했고, 나는 나와서 엄하게 "하우스!"라고 말하며 큰 보폭의 발걸음으로 강건이를 블로킹했다. 그랬더니 잠시 눈치를 보면서 나오더니 본인의 마약방석에 앉는 것.

 

이건 우리가 우연히 발견한건데, 사실 나는 목표를 '강건이를 켄넬에서 재우기' 였는데, 의도치 않게 마약방석에 앉아서 잠드는 이강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 이게 되네..?!

 

 

 

앉아서 멀뚱멀뚱 생각하는 강건이는 다시 우리 방을 긁기 시작했고, 나는 "하우스"를 반복.

 

 

 

10분 정도를 버틴 뒤,

 

 

 

또 긁길래 다시 한 번 하우스를 명령하니, 40분을 또 그렇게 버티고,

 

 

 

몇 번 앞서 진행했던 패턴을 반복하더니 마약방석에 누워 잠들었다.

고민해보니 반려견에게 '집'에 대한 안정적인 대체재로 '켄넬'을 선사하고 그 중간지점에 '마약방석'이라는 합의 단계를 두니 강건이 입장에서도 이걸 승낙한게 아닐까 싶다.

 

 

 

다른 각도에서 본 이강건의 모습. 시간대를 보면 알겠지만 중간중간 새벽에 반려견 강건이는 몇 번 깨긴했다. 물론 나를 깨우기도 했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중간 텀 기간이 어떻게 되느냐인 것. 나의 훈련법은 점진적으로 강건이의 긁기 행동의 텀을 점점 길게 늘려줬음. 우리는 이 부분에서 희망을 얻음.

 

새벽 1시에 시작했던 분리취침 훈련은 새벽 3시에 한 번, 5시에 한 번, 7시에 한 번 나를 깨우곤 했고 몇 번 '하우스'를 명령하고 블로킹을 통해 단호함을 보여줬더니 우리의 협의 지점인 마약방석에서 곤히 잠을 자곤 했다. (물론 푹잠을 못잤음)

 

 

 

훈련 둘째날, 똑같은 훈련을 반복했고 "하우스!"를 명령하던 횟수가 매우 줄어들었다. 첫째날 7-10회 정도 반복해서 말했다면 둘째날은 3-5회 정도 시도하고 밤새 나는 푹 잠을 잘 수 있었다.

 

 

 

훈련 셋째날, 켄넬로 이동하라는 "하우스 -"를 딱 3번 정도 반복했을 뿐인데 이 날 강건이는 새벽 1시부터 아침 7시까지 분리취침에 성공했다. 얼마나 이 때 행복하던지!

 

물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이 두 반려견 덕분에 새벽 6시 30분 혹은 7시에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아침 7시 즈음 문 긁는 건 여전하긴하다.. 그래도 새벽에 안 긁는게 어디야?) 다양한 훈련사님들이 말씀주셨듯이 "절대 단기간에 분리취침을 성공할 수 없어요."라는 한계를 우린 이겨낸 것 같아서 뿌듯!

 

아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침대에서 같이 잘 때도 새벽 7시에 우리를 깨우긴했다 ㅋㅋㅋ 밥 달라고 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완벽한 분리취침 훈련 성공법은 아니다. 새벽 내내 돌아가는 카메라를 보면 이강건은 이렇게 간혹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 그런데 찾아보니 반려견은 푹잠을 잘 자지 않고 경계를 하는게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라고는 하는데..

 

 

 

그래서 낮에 분리취침을 하지 않는 낮잠 타임이거나 나랑 장난치고 노는 침대에서 만큼은 아주 그냥 푹잠을 자곤한다. 아마 새벽에 잠을 잘 못잤기 때문일까? 이러나 저러나 우리의 첫번째 목표였던 분리취침과 분리불안 증세는 정 - 말 많이 나아졌다.

 

 

 

이 모든 것의 뒷받침이 되었던 것은 비단 '대체 훈련법'이 잘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하루 2시간 산책 + 공원 잔디에서의 노즈워킹이 수반되었기 때문. 이건 기본적으로 모든 훈련사가 강조했던 부분이라 우리는 이걸 절대 까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평소보다 산책량을 2배로 늘렸고 규칙적인 시간을 정해서 자꾸 나가기 버릇을 강하게 들였다. 특히 잔디에서의 노즈워킹을 조금 더 빡쎄게 시켜서 피곤함을 더 해주고 집중력을 낮에 더해줘서 '반려견의 힘을 빼주는데' 엄청 힘을 들였음.

 

그래서 그런가 한 삼일째 이후 부터는 거의 자포자기하는 모습으로 잠에 훅 드는 모습을 보였음. 그 이후로 마약방석 위치를 하루에 10cm씩 안쪽, 그러니까 강건이의 경계가 덜할 수 있는 곳인 구석으로 옮기고 있는데 나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마치며

물론 내가 오늘 소개하는 반려견 분리취침 훈련법이 정답이 아닐 수 있음. 왜냐하면 나는 전분 반려견 훈련사도 아니고 이 방법이 맞는지 전문 훈련사의 소견을 구하지도 않았기 때문. 다만 나는 다양한 훈련사분들의 영상을 보면서 우리 개에 맞는 방법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약 3주 뒤면 출산을 해야하는 1인이라 빠른 분리취침 성공이 필요했다..

 

물론, 아기가 태어나고 강건이가 또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겠지만 분리취침을 시작한지 거의 10일이 지난 지금 아무런 이슈가 없는 거 보면 좀 먹히긴 먹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함.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긴 하겠지만 강건이가 조금 더 독립적이고 나에 대한 의존이 줄어들어 혼자서도 행복한, 그리고 꿋꿋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는 멋진 퍼그로 커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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