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똥글

임신 36주~38주 증상 기록 (초음파 영상, 태동 폭주, 출산선물, 임신 막달 운동, D라인)

우슬라 2022. 2. 2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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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달이 아닌 이제는 주단위인 막'주'에 가까워지면서 점점 몸이 더 무거워지고, 통증은 심해져서 하루하루가 버거울 때가 많은 것 같아. 아플 때 마다 의사 선생님께 여쭤보거나 다른 임산부 분들에게 물어보면 '그게 정상이에요' 라는 아이러니한 답이 나올 때가 대부분이라 엄마는 마음 한 켠으로는 조금 더 마음이 놓이기도 해. 엄마가 아픈게 버피가 태어나기 위한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하니까 다행이더라고.

 

마지막 주에는 거의 버피의 존재감이 최고로 올라왔을 때야. 평소에도 버피는 엄마아빠 일상에 가장 소중한 존재였지만, 드디어 물건을 하나둘씩 정리하고, 버피의 태동을 느끼니 기분이 엄청 묘했어.

 

 

 

부지런히 주수별 D라인을 엄마가 열심히 찍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쉽지 않았네.. 그래도 막주에는 열심히 찍어본다고 찍었는데 모아봤을 때 참 이뻤음 좋겠다. 엄마가 좋아하는 나이키 맨투맨 티셔츠인데, 꼭 이 옷을 입으면 버피의 존재감이 어마무시하게 느껴지는 것 있지? 이날은 유난히 배가 동그랗게 큰 것 같아서 찍어봤는데, 버피가 엄마 뱃속에서 얼마나 컸는지 느낌이 오지?

 

 

 

엄마랑 아빠는 버피를 품고 있었을 때 싱어게인2 라는 jtbc 프로그램을 즐겨봤어. 노래 듣는 걸 좋아하는 아빠가 스트레스 없이 보는 몇 안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더라고. 노래도 너무 좋아서 엄마는 태교 클래식 대신 여기 가수들의 노래를 자주 듣곤 했어. 너무 노래를 잘 하시는 분들이 나오면 막 소름이 돋고 그러는데, 버피는 유독 락 노래만 나오면 태동을 엄청 심하게 했어!

 

엄마는 락 장르의 음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버피는 아빠를 닮아서 락이 좋은가부다 - 라고 생각했어.

 

 

 

36주차 밖에 되지 않아서 사실 요즘의 태동보다는 약한 편이긴 해. 하지만 임신 중기에 살만 살짝 떨려도 버피의 태동에 기뻐하던 때를 생각한다면 정말 어마무시한 발길질이야.. 38주차 새벽에는 버피의 태동에 몇 번 씩 새벽에 잠을 깰 때도 있고 그랬단다. 그래도 엄마는 짜증나거나 화가 나지 않았어. 버피가 계속 건강하다고, 나는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고 엄마는 그게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니까.

 

 

 

아빠와 친한 지인 중에 한 분인 국어쌤네 부부 내외가 사주신 버피와 엄마 선물이야. 지방 여행 중에 받았던 선물인데, 선물을 받자마자 혹시 제 일상 민간사찰 하셨냐고 여쭤볼 정도로 마음에 쏙! 들고 정말정말 갖고 싶었던 선물이었어. 특히 저 립밤은 엄마가 딱 찝어서 갖고 싶었지만 가격이 만만찮아서 참았던 선물인데, 콩이님이라는 고마운 분이 주셔서 정말 기뻤어.

 

나이키 조던 옷과 모자, 양말은 정말정말 갖고 싶었는데 엄두도 못내고 조금 더 크면 사야지사야지 했던 건데 엄마 손에 들어오니 너무 좋더라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 포장 풀고 사람들한테 자랑하고, 벽에 붙이고 난리였어. 엄마가 최근에 받았던 버피 선물 중 가장 맘에 들었을 정도야. 나중에 버피 태어나면 꼭 감사하다고 인사드리러 가자.

 

 

 

버피가 진짜 집이 좁긴 했나 봐. 37주차부터 버피는 태동이 어마어마해졌고 팔다리를 뻗는듯한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하면 아랫배쪽과 갈비뼈가 무척이나 아플 정도였어. 다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닿는거지? 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니까.

 

 

 

그렇지만 버피는 항상 병원에 갈 때 마다 얼굴을 가리고 숨기 일쑤지.. 잘 움직이지도 않아서 엄마랑 아빠는 곧잘 아쉬울 때도 있지만, 괜찮아. 늘 선생님은 버피는 건강하다고 문제 없다고 말씀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버피를 자연분만으로 만나고 싶다면 열심히 운동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엄마는 37주차 때 운동을 진 - 짜 열심히 했어. 실제로 이 날 복식호흡, 스쿼트, 런지 1set 이상씩 달렸더니 그 다음날 못움직일 정도로 다리에 알이 배기기 시작했어. 옛날에 엄마는 하루에 스쿼트 500개도 넘게 하고 1분에 60개도 넘기곤 했는데, 확실히 체력이 많이 줄었나봐. 끙.. 버피 낳고나면 엄마는 버피와의 육아 장기전에 힘쓰기 위해 열심히 운동해볼거야!

 

 

 

아빠랑 다녀왔던 날인데, 이 날도 은근히 배가 엄청 올라왔지? 의도치 않게 회색 옷으로 맞춰서 커플옷을 입었는데 엄마랑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옷이야 - 버피도 나중에 태어나면 같이 회색 후드로 옷 맞춰입고 다니고 싶다고 이야기한 날이었어.

 

 

 

그리고 이 날 밖에 나온 김에 엄마랑 아빠랑 미루고있었던 혼인신고서도 끝냈어. 이제 진짜진짜로 엄마랑 아빠는 법적으로 부부가 되어버렸어 - 아빠는 "혼인신고서의 반대말은 신고 취소가 아니라 이혼이래." 라는 말에 웃어 넘겼어. 아빠는 늘 항상 장난꾸러기라 임신 내내 엄마는 행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열 달의 웃음 중 80% 이상은 아빠로 인한 거였다고 버피도 같이 기억해줬음 좋겠다.

 

 

 

막주에 다가갈수록 걷기를 정말 열심히 했어. 그런데 최근 막주에는 잘 나가지 못하는 이유가 있어. 요즘 코시국이 심각해져서 하루 확진자만 10만명이 넘어서 엄마는 버피를 위해서 나가야 하나, 참아야 하나 고민이 되더라고. 그래도 되도록이면 강건이를 위해서라도 나가려고 노력 중인데 엄마는 참 고민이당.. 버피가 나오기 얼마 안남은 때라서 뭐든 조심스러워 정말.

 

 

 

엄마가 요즘 게임에 빠져서 ㅋㅋㅋ 늦잠을 잘 때가 많은데 아침에 늦게 일어났더니 엄마의 투두리스트였던 가제손수건 빨기, 널기를 아빠가 일찍 일어나서 해버렸어! 정말 너무너무 고마웠던거 있지 - 아무리 육아는 같이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휴가 중이니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아빠도 지지않고 열심히 배려해주려고 노력해줘서 항상 고마웠어.

 

우리 버피도 오늘의 이런 기억들과 고마운 느낌들을 뱃 속에서 잘 간직해서 커서도 서로를 잘 배려해주는 그런 아들이 되었음 좋겠다.

 

 

 

잘 때 누워서 가만히 배를 보고 있으면 꼭 오른쪽 배가 한쪽으로 올라와 있다? 이게 뭐지~ 하고 살짝 눌러보면 쏙 하고 들어가면 버피 발바닥이 느껴질 때가 있어! 진짜 신기해! 버피의 발을 만지는 그 느낌이 엄청 신기해 - 그리고 엄마랑 숨바꼭질을 하듯이 나타났다가 도망갔다가 반복하는데 뱃 속에서 버피는 엄마가 만졌다는 걸 알고 있을까? 뱃 속에서도 장난꾸러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걸 보니 요놈 요고 아빠랑 닮았구나 싶기도 해. 그래도, 좋아! 엄마는!

 

 

 

버피를 낳기 전에 새단장을 하기 위해 샵들을 한꺼번에 다녀왔어. 코시국이 심할 때 이니 한 꺼번에 몰아서 방문했는데 오랜만에 혼자 나가는 외출이다보니 너무 신나더라고. 지나가다가 유명한 만두집이 있다고 하길래 오랜만에 혼밥을 하고 왔어. 사실 아빠랑 매일매일 함께 하는 일상을 하다가 이렇게 혼밥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더라고. 재밌었어!

 

 

 

돌아오는길에 보이는 임산부 배려 문구가 너무 반가워서 찍어두었어. 엄마는 열달 동안 가장 힘들었을 때를 꼽자면 만삭의 지금이 아니라 임신 티가 안나고 속이 전쟁이었던 초기가 가장 힘들었거든. 그래서 두 번 임신하기 싫을 정도였어. 그리고 임신초기라 티가 안나서 사람들의 배려도 만삭 만큼도 아니었고 말이지. 그래서 저런 문구만 보면 엄마는 너무 반갑더라고.

 

 

 

아빠와의 마지막 진료일! 우리는 할 수 있다며, 추억을 남기기 위해 그리고 ㅋㅋ 병원에 오기만 하면 아주 그냥 습해서 견디기 너무 힘든 비닐 장갑을 기념하기 위해 찍어두었지. 처음에 이 장갑을 끼고 대기하고 왔다갔다 할 때 정말정말 귀찮고 싫었는데 이젠 이것도 그리워지겠지?

 

 

 

버피의 마지막 초음파 영상이야 - 다행히 머리크기는 많이 커지기 않았기 때문에 제왕은 피할 수 있었어. 양수량도 정상이라고 하셨어. 그리고 정말정말 신기했던건 중간에 보면 버피가 양수를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너무 신기하더라고. 뻐끔뻐끔 하면서 양수를 삼키는데, 버피가 젤리곰이었을 때 빼고는 이렇게 활발한 모습을 보여준적이 없어서 정말 신기했어. 나중에 태어나면 버피는 밥 먹을 때 저런 모습을 보여주겠지? 빨리 보고싶다.

 

 

 

사람이 없는 시간을 골라서 마스크 안한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만 골라서 강건이와 동네 산책을 하곤 하는데, 아빠는 무슨 삼합회 조폭같다며^^.. 정말 엄마 너무 편하게 입고 다녔구나 하고 슬펐던 사진이야, 흑.. 버피 낳고도 이쁜 아들 엄마로 지내고 싶은데 잘 할 수 있겠지? 그런데 요즘은 너무 추워서.. 어쩔 수 없어.. 패션 포기를 부르는 날씨야..

 

 

 

버피를 낳기 전에 집 안에 있는 오래된 물건들, 혹은 먼지가 켜켜히 쌓인 것들을 정리하곤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집에 깔린 매트였어. 아빠가 자주가는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왔는데 거의 50~60%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해서 아빠와 엄마는 야호를 외쳤지.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마지막에 "순산하세요~"라고 말씀해주셨어. 막주라 그런가? 그 말씀 한 마디가 그렇게 감사하더라고. 케미펫 짱!

 

 

 

덕춘이와 강건이가 없는 엄마와 아빠 둘 만의 시간이기 때문에 맛집을 찾아보자해서 갔던 곳인데 아빠랑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지 - 백반기행의 식객 허영만 선생님이 추천해주시는 맛집들은 보통 자극적이지 않고 정말 건강한 맛인 경우가 많아서 임신 기간 중 즐겨찾기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먹으면서도 "혹시 오빠, 오늘이 우리 최후의 만찬일까?" 싶어서 엄청 많이 먹고 왔어! 버피도 행복했겠지?

 

 

 

그리고 다녀온 근처 카페 - 달달한 음식이 생각나서 다녀왔는데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맛있었던 카페라 나중에 버피가 태어나면 꼭 한 번 더 오고 싶더라고. 또 엄마 눈엔 이제 아기들 밖에 보이지 않아서 3-4살배기 아이들을 보니 버피가 너무너무 생각나더라고. 아이들을 보면서 "귀엽다, 귀엽다!" 외쳤는데 버피는 분명 엄마 눈에 더 사랑스러울거야.

 

뱃 속에 있는 소중한 내 아들, 버피야.

빨리 태어나서 엄마랑 맛있는 곳, 멋있는 곳, 신기한 곳 모두모두 같이 찾아가보자.

건강하고 행복하고 누구보다 편안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엄마도 최선을 다할게.

 

오늘도 버피를 엄마가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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